영혼이 따라 오도록

06
11월

몇 명의 모험가들이 아프리카의 황량한 땅으로 모험을 떠났습니다. 길이 생소한 그들을 위해
아프리카의 부족민 몇명이 함께 동행했습니다. 그들은 칼을 들고 아프리카 정글의 두꺼운 식물
들을 베며 나아갔습니다. 강을 만나도 주저하지 않고, 가능한 짧은 시간에 강을 건널 방법을
만들어 건넜습니다. 사막도 멈추지 않고 나아갔습니다. 그들은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쉬지
않고 나아갔습니다.


그런데, 며칠이 지난 후 갑자기 그 아프리카 부족민들이 가던 걸음을 멈추고 천막을 치더니,
더 이상 가던 길을 더 가지 않고 그 자리에 머물러 있습니다. 그들에게 이유를 물어보니 그들의
영혼이 따라올 수 있도록 기다려야 한다는 것입니다. 내 몸은 열심히 걸어서 왔는데 영혼이 아직
따라오지 못했기 때문에 기다렸다가 영혼이 따라오면 그때 다시 출발한다는 것입니다.
이 이야기는 우리에게도 아주 의미 있습니다. 오늘날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영혼을 잃어버린 채
목표를 향해 달려 갑니다. 자신의 영혼이 어디에 있는지도 알 수 없을 정도로 쉼 없이 살아
갑니다. 멈추고 싶어도 멈출 수 없는 일상에 파묻혀 살아갑니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영혼을 돌아보지 않고 살아가기에 쉽게 허무에 빠집니다. 이미 자신의
한계를 넘어선 채 살아가고 있기에, 당연히 지칠 수 밖에 없고 입에는 피곤하다는 말을 달고
살아갑니다. 그러면, 현실에 대해 원망하며 비관하는 마음이 들고, 도피하고 싶은 욕망이
일어나게 됩니다. 그런 삶은 내가 원하지 않던 방향으로 흘러가게 됩니다.


어느덧 2022년이 저물어 가고 있습니다. 우리도 나의 영혼이 잘 따라왔는지 잠시 멈추어
보아야 할 것입니다. 나의 영혼을 돌아보지 못하고 달려 왔다면 한 해가 지나고 또 다른 새 해를
맞이해도 여전히 지치고 피곤한 일상을 살아갈 것입니다. 잠시 가던 여정을 멈추고 자신의 영혼
을 돌아보시길 축복합니다.


영혼과 늘 함께 동행하는 삶 되길 소망하며,
김치길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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