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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지난 9월 8일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향년 96세의 일기로 서거했습니다. 영국 신임 총리 리즈 트러스는 그녀의 삶을 기리며 “영국의 기반이 된 바위”라고 말했습니다. 즉,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흔들림 없는 모습에 영국이 더 굳게 설 수 있었다 는 의미였습니다.
여왕은 26세의 나이에 영국 국왕으로 즉위한 후, 급변하는 세상 속에서도 늘 신중한 모습 을 보였다고 합니다. 그리고, 여왕은 진보와 보수, 어느 쪽에 치우치지 않고 오직 나라와 국민을 위한 선택을 했다고 합니다. 그렇기에, 그녀는 바위에 비유되는 것 같습니다.
우리의 삶 또한 바위로 비유되는 삶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 보며, 유치환의 <바위>를 함께 나누어 봅니다.
내 죽으면 한 개 바위가 되리라
아예 애련(愛憐)에 물들지 않고
희로(喜怒)에 움직이지 않고
비와 바람에 깎이는 대로
억년(億年) 비정(非精)의 함묵(緘默)에
안으로 안으로만 채찍질하여
드디어 생명(生命)도 망각(忘却)하고
흐르는 구름 머언 원뢰(遠雷)
꿈꾸어도 노래하지 않고
두 쪽으로 깨뜨려져도
소리하지 않는 바위가 되리라
우리 모두 여왕의 삶처럼, 어느 한 쪽에 치우치지 않고, 어떤 외부의 자극에도 쉽게 흔들리지 않으며 세월이 흘러도 여전히 굳게 서 있는 바위 같은 모습이었으면 좋겠습니다.
바위 같은 굳건함을 소망하며,
김치길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