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적인 조각가

29
5월

1501 년 경 미켈란젤로는 피렌체의 성당 인근에 방치된 거대한 대리석을 가지고
약 3 년 동안 다듬어 높이 5.17m 의 걸작을 만들었습니다. 이 걸작을 빚은
미켈란젤로는 이 대리석 속에서 천사를 보았고, 자신은 필요 없는 부분들을
떼어주었을 뿐이라고 말합니다.


이처럼 다른 사람에게서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을 제거하고, 내가 원하는
모습으로 만들려고 하는 것을 ‘미켈란젤로 효과’라고 합니다. 우리는 가족이나
연인을 내가 원하는 모습으로 만들어가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나와 맞지 않는
부분들은 고치게 하고, 내가 원하는 모습으로 만들어 가기를 바라는 것입니다.
긍정적으로 변화시켜 가기도 하지만, 변화에 대한 요구가 잘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갈등과 다툼을 일으키기도 합니다. 내가 원하는 것을 상대방이 원하지
않을 수도 있고, 자신의 기준으로 상대에게 강요하여 역효과를 일으킬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어떤 변화를 요구하기보다, 먼저 서로의 생각과 마음을 충분히
나누어야 합니다. 그리고 상대방도 변화에 대한 마음을 공유할 때, 연약한 부분을
제거하고, 모자란 부분은 채워갈 수 있는 것입니다.


누군가를 내가 원하는 대로 만들어 가려는 이기적인 조각가가 아닌, 불필요한
부분은 함께 떼어내고, 부족한 부분은 함께 덧붙여 가는 서로에게 건강한
조각가가 되기를 축복합니다.


서로를 아름답게 빚어가기를 소망하며,
김치길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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