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적

01
11월

조금만 마음에 안 들어도 심하게 성질을 부리던 아이가 있었습니다. 어느 날 아버지는 그 아이에게 한 자루나 되는 못을 주면서 화가 날 때마다 뒤뜰 울타리에 못을 하나씩 박아보라고 하였습니다.

첫째 날, 아이는 37개의 못을 박았습니다. 그리고 다음 날부터는 조금씩 못의 수가 줄어들기 시작했습니다. 못 박는 것이 힘들었기에 차라리 참는게 낫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다 보니 함부로 성질을 부리던 버릇이 점차 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아이는 스스로 대견해 하며 이 사실을 아버지에게 알렸습니다. 아버지는 아이의 인내를 칭찬하면서, 이젠 화를 잘 참았다고 생각할 때마다 못을 하나씩 뽑으라고 했습니다. 매일 조금씩 못이 뽑혔고, 결국 울타리에 박혔던 모든 못들이 뽑혔습니다.

아버지는 아들의 손을 잡고 뒤뜰의 울타리로 가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정말 장하다, 우리 아들. 그런데 울타리에 남은 선명한 못 자국이 보이니? 이 울타리가 예전처럼 말끔해지기는 힘들 것 같구나. 네가 화가 나서 내뱉는 말로인해,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었다면, 아무리 미안해한들, 그 가슴에 새겨진 상처는 쉽게 지워지지 않는단다.”

당신은 가족이나 주위 사람들에게 화를 내며 상처를 주진 않습니까?

당신은 가족이나 주위 사람들에게 무엇을 주고 있습니까? 쉽게 화를 내고 분노의 말을 하며 상처를 주고 있지는 않습니까? 분노와 상처를 주기 보다, 격려와 웃음을 전해 주는 삶이 되길 축복합니다. 사랑의 흔적을 남기는 삶 되시길 축복합니다.

혹시, 더 이상 분노하며, 실수하지는 않지만, 남겨진 흔적이 지워지지 않아 아파하고 있지는 않습니까? 여러분, 어떤 상처의 흔적이라도, 그리스도의 보혈은 온전히 덮으십니다.

사랑의 흔적, 그리스도의 흔적이 가득하길 소망하며,
김치길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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