앗살라무 알라이꿈

30
6월

지난 주간은 장모님이 계신 시카고에 있었습니다. 오랜만에 찾아 뵈었기에 조금
더 오래 있기로 하고, 양로원과 30분 거리에 있는 캠프장에서 텐트를 치며 자연
인처럼 수염도 깍지 않고 편하게 지내고 있습니다.


어머니를 양로원에 모셔다 드리고 저녁 식사를 위해 맥도날드를 들렸는데, 어떤
사람이 차 안에서 ‘앗살라무 알라이꿈’하고 크게 인사를 합니다. 뒤를 돌아보니 아
무도 없고 저와 아내만 있었습니다. 다시 그 사람은 저에게 더 크게 ‘앗살라무
알라이꿈’하며 이번에는 손까지 흔들어 주었습니다. 저는 얼떨결에 ‘Hi’하고 맥도
날드로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화장실에 들어갔을 때 왜 그 사람이 나에게 ‘앗살라무 알라이꿈’하고
인사했는지 깨달았습니다. 거울에 비친 저의 모습은 얼굴은 시커멓게 그을렸고
콧수염과 턱수염으로 가득 덮여 있었습니다. 그 사람이 저를 아랍 사람으로 착각
하고 자신이 알고 있는 아랍어로 ‘하나님의 평화가 함께 하기를…’하며 인사를 해
보았던 것이었습니다.


그러면서 생각해 봅니다. 우리는 자신이 가진 얕은 지식으로 너무 쉽게 사람을
외모로 판단하고, 또한 사람은 쉽게 원래의 모습과 다르게 보일 수도 있다는 것
입니다. 자기가 알고 있는 지식으로 다른 사람을 쉽게 비추어 보며 판단하는
모습을 더욱 조심해야겠다는 은혜로운 생각과 함께 한참을 웃었습니다.


김치길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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