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더서의 가장 놀라운 특징 중 하나는 ‘하나님’ 혹은 ‘여호와’라는 이름이 단 한 번도 언급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이야기 속에서 하나님이 살아 숨 쉬시며 에스더와 모르드개, 그리고 유다 민족 전체의 구원을 장엄하게 이끌어 가시는 모습은 우리에게 깊은 경외감과 감탄을 자아냅니다.
에스더서의 이야기는 마치 우리의 삶을 고스란히 비추는 거울과도 같습니다. 때로는 우리의 눈에 하나님이 직접적으로 보이지 않고, 그분의 음성이 명확하게 들리지 않을 때도 있습니다. 눈에 보이는 확실한 증거가 없다고 느껴질 때도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이 우리의 삶 속에 살아계시며 그분의 존재를 끊임없이 드러내신다는 사실은 변치 않는 진리입니다.
예측 불가능한 물결처럼 흘러가는 우리의 삶 속에서, 우리의 모든 길을 환히 아시는 분은 오직 우리 하나님 한 분뿐이십니다. 이 삶의 거대한 흐름 속에서 우리가 무엇을 붙잡고 나아가야 할지, 우리는 에스더서를 통해 귀한 깨달음을 얻을 수 있습니다. 혼돈 속에서도 묵묵히 하나님의 뜻을 따른 에스더와 모르드개의 발자취는 우리에게 흔들리지 않는 믿음의 중요성을 일깨워줍니다.
삶의 모든 여정 속에서, 지금 당장은 알 수 없고, 눈으로 볼 수 없으며, 귀로 들을 수 없는 것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그러나 에스더서를 읽으며 유다 민족 구원의 역사가 결국 하나님의 놀라운 섭리였음을 깨닫듯이, 우리 삶의 모든 순간들이 모여 하나님의 크고 완전한 그림을 이루는 날이 반드시 오게 될 것입니다. 그날, 우리는 우리의 모든 발걸음 속에서 하나님의 섬세하고도 강력한 인도하심이 함께했음을 깨닫고 뜨거운 감격으로 간증하게 될 줄로 믿습니다.
유지대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