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의 말

20
4월

지난 3월 한국에서 대형 산불이 있었습니다. 그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경북 지역에서만 3,700여 가구가 집을 잃었습니다. 경북 지역에 정부가 현재 지원할 수 있는 임시 주택은 1,500채 남짓이라고 합니다. 특별히 경북 지역에는 연로하신 분들이 많은데 많은 분들이 대피소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뉴스를 찾아보면 여전히 임시주택, 임대주택 선정 및 공사 마무리까지 한 달은 걸릴 것이라고 합니다.


그러던 중 안동에 있는 저희 부모님 가옥도 전소되었습니다. 80대 중반의 부모님은 친척 집에서 한 주 거주하시다 미안하셨는지 나오셨는데, 자녀들이 집으로 모시려고 해도 괜찮다며 주변 분들과 함께 가까운 중학교 체육관에 마련된 대피소에서 2주 동안 생활하셨습니다. 참 많이 불편하실 텐데, 부모님께 전화 드려 안부를 물으면 봉사자들이 삼시 세끼 맛있는 식사도 해 주시고, 중간 중간에 간식도 주시고, 필요한 생필품도 넘치게 지원받고 있고, 속옷 까지도 다 지원해 주고 있다면 감사하다고 하십니다. 그리고 주변 분들과 대피소에 마련된 텐트 안에서 재미있게 보내고 있다며 사진도 보내 주십니다.


무엇보다 정말 감사한 것은 화재로 집이 전소된 후, 친척 집에, 대피소에 거주하시는 지난 3주 동안 저희 부모님 입에서 원망이나 불평, 걱정의 말은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던 중, 지난 금요일 기쁜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생각지도 못한 주공 아파트에 즉시 입주하실 수 있게 되셨다는 소식이었습니다. 2년 동안은 무상으로 거주하고, 그 이후에는 30년 동안 임대 연장을 할 수 있다는 소식이었습니다. 함께 염려해 주시며 기도해 주신 성도님들께 감사드립니다.


여전히 임시 모듈라 주택도 입주하지 못해 기다리시는 많은 분들을 생각하면 안타까운 마음이 있습니다. 그 분들 모두에게 속히 안전히 거할 처소가 마련되기를 기도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분들의 입에서도, 우리들의 입에서도 어렵고 힘든 일이 있지만 원망과 불평의 말 보다는 감사의 말이 흘러나오는 삶 되시길 소망합니다.

김치길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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