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네들이 내 자식이었음이 고마웠네

03
Nov

제작년 12월 78세의 한 노모(老母)가 유서를 남겼습니다.
난소암 진단을 받고 1년 가량 투병하는 중,
40대 초반, 남편을 사별하고, 홀로 키웠던
3남 1녀의 자녀들에게 짤막한 유서를 남겼습니다.
유서가 장례식장에서 공개되자 눈물바다를 이루었다고 합니다.

자네들이 나를 돌보아줌이 고마웠네.

자네들이 세상에 태어나 나를 어미라 불러주고
젖 물려 배부르면 나를 바라본 눈길에 참 행복했다네.
지아비 잃어 세상 무너져
험한 세상 속을 버틸 수 있게 해줌도 자네들이었다네.

병들어 하나님 부르실 때
곱게 갈 수 있게 곁에 있어줘서 참말로 고맙네.

자네들이 있어서 잘 살았네.
자네들이 있어서 열심히 살았네.

딸아이야 맏며느리, 맏딸노릇 버거웠지?
큰애야 맏이노릇 하느라 힘들었지?
둘째야 일찍 어미 곁을 떠나 홀로 서느라 힘들었지?
막내야 어미젖이 시원치 않음에도 공부하느라 힘들었지?

고맙다 사랑한다 그리고 다음에 만나자.
엄마가.

마지막 호흡까지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노모의 유서를 읽으며,
더욱 감사하리라 다짐해 봅니다.

감사가 넘치는 삶 되길 소망하며,
김치길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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