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정보섭 권사님을 추모하며

21
Aug

이젠 이 땅에서 뵐 수 없는 권사님을 회상하며, 권사님의 모습을 되새겨 봅니다.
권사님은 뿌리 깊은 나무 같은 분이셨습니다.


권사님은 성도들에게 신앙인은 어떠해야 하는지의 본을 보여 주셨습니다.
많은 성도들이 쉽게 해결할 수 없는 일들이 있을 때, 권사님을 통해 어떤 것이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일인지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권사님은 기도의 여인으로,
영적 어머니로 많은 성도들이 마음껏 기댈 수 있는, 누구든지 마음껏 기댈 수 있는
영적 거목이셨습니다.


권사님은 설교하는 목사가 늘 바라보며 설교하게 되는 분이셨습니다.
예배 시간마다 늘 앞자리를 지키시며 순간 순간마다 조용히 ‘아멘!’을 읊조리시며,
때론 눈물을 흘리시며 전심으로 하나님께 예배하셨습니다. 권사님의 그 모습에
설교하는 저도 ‘아멘!’하며 더 힘 있게 하나님의 말씀을 선포할 수 있었습니다.
권사님은 성도들과 목사에게도 하나님께서 보내 주신 든든한 영적 버팀목이셨습니다.


권사님은 너무나 연로하셔서 가만히 계시면 마치 고목처럼 보이셨지만, 늘 생명을
품고 계시는 분이셨습니다. 권사님을 뵙고 돌아오는 길에는 늘 새로운 생명의 힘이
솟아나는 경험을 했습니다. 그리고 나도 나이가 들어 고목과 같은 모습을 할 때도
여전히 생명의 힘을 전달할 수 있는 지혜로운 노인이 되기를 다짐했습니다.


권사님은 마지막 순간에도 연명하는 치료를 거부하시며, 살아 오신 삶처럼 하늘을
향해 굳게 서 계셨습니다. 비록 고목이 되어 생명이 다한 듯 하지만, 그 뿌리는 너무나
깊게 내리고 계셨기에 여전히 저희 믿음의 후배들에게 생명을 전달해 주고 계십니다.
조금 더 계셨으면 하는 욕심이 들지만, 권사님의 모습을 잊지 않고 따르겠습니다.


권사님의 모습을 기억하며 이 땅에 생명의 뿌리를 깊이 내리고, 하늘을 향해 자라가며
굳게 서서, 많은 이들에게 평안을 줄 수 있는 그런 신앙의 후배 되기를 다짐해 봅니다.


뿌리 깊은 나무의 삶을 사셨던 故정보섭 권사님을 추모하며,
김치길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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