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과 칼집

04
9월

겟세마네 동산에서 베드로는 칼을 뽑아 말고의 귀를 자릅니다. 그 때, 예수님은 베드로를
막으시며, 말고의 귀를 고쳐 주셨습니다. 예수님이 아니었다면 베드로는 오히려 그 자리에
있던 군사들의 칼에 무참히 살해될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예수님은 칼을 빼어 든 베드로에게 “칼을 칼집에 꽂으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명검일수록
칼집이 좋습니다. 명검일수록 칼을 칼집에서 잘 빼지 않습니다. 칼이 실력이라면 칼집은
인격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인격이 되지 않으면 칼은 흉기에 불과한 것입니다.


하수들은 칼을 사람을 죽이는데 사용합니다. 그러나 명검을 가진 고수들은 오히려 사람을
살리기 위해 칼을 사용합니다. 예수님은 사람을 죽이는 데는 결코 힘을 쓰지 않으셨습니다.
오직 살리기 위해 자신의 힘을 사용하셨습니다.


베드로가 위기의 순간 칼을 빼어 든 이유가 무엇입니까? 기도해야 하는 시간에 기도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기도는 칼을 칼집에 넣는 시간입니다. 기도를 칼을 갈기 보다는 칼집에
품는 시간입니다. 명검을 가진 사람은 함부로 칼을 사용하지 않습니다.


우리의 칼은 무엇입니까? 날카로운 말을 비수에 비유합니다. 말을 함부로 내 뱉는 것, 많은
말을 늘어 놓는 것, 말을 가볍게 던지는 것, 그 모든 것들이 비수와 같은 것입니다. 하수는
말을 내 뱉어 자신의 실력을 드러내려 하지만, 고수는 가만히 듣고만 있습니다.


여러분, 신앙의 고수는 어떤 사람입니까? 칼을 들어 휘두르기보다 칼집에 꽂아 두는
자입니다. 칼을 칼집에 꽂아 둘 수 있는 인격을 가져야 합니다. 그의 인격은 기도의 시간을
통해 더욱 깊어지는 것입니다.


가을의 초입입니다. 참 기도하기 좋은 계절입니다. 칼집을 더욱 멋지게 빚어가는 신앙의
고수들 되시길 축복합니다.


늘 겸손하고 담대한 설교자 되기를 소망하며,
김치길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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